일주일 동안 라디오를 들어 보면 같은 코드 진행 몇 가지가 계속 반복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코드 진행이란 귀가 만족스럽게 느끼는 조성 안의 통로이고, 그런 통로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자주 쓰이는 진행을 이름과 소리로 익혀 두면 곡을 배우는 일도, 곡을 쓰는 일도, 그 위에서 즉흥 연주를 하는 일도 훨씬 빨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가장 자주 만나게 될 진행에 이름을 붙이고, 어느 조에서든 쓸 수 있도록 로마 숫자로 보여 주며, 잘 알려진 예를 들고, 마지막으로 그 곡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실용적인 방법을 소개합니다.
1분으로 정리하는 로마 숫자
장음계의 각 음 위에 쌓은 화음은 I부터 vii까지 번호를 붙입니다. 대문자는 장화음, 소문자는 단화음입니다. 다장조에서는 I = C, ii = Dm, iii = Em, IV = F, V = G, vi = Am, vii° = Bdim 입니다. 이렇게 적으면 이름을 다시 붙이지 않고도 곡을 어떤 조로든 옮길 수 있고, 곡들 사이의 닮은 구석도 한눈에 드러납니다.
로마 숫자가 낯설다면 음계와 코드 정리에서 모든 조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음악 이론 강좌 7강에서 화성을 기초부터 다룹니다.
팝의 진행
I–V–vi–IV (C–G–Am–F). 지난 30년간 가장 많이 쓰인 진행입니다. 밝게 시작해 나란한조의 단화음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옵니다. "Let It Be"(Beatles), "No Woman, No Cry"(Bob Marley), "With or Without You"(U2), "Someone Like You"(Adele) 등이 그 예입니다. 이 순환의 어느 지점에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vi–IV–I–V (Am–F–C–G)는 "Zombie"(Cranberries)와 수많은 발라드에서 쓰인 더 어둡고 "섬세한" 버전입니다.
I–vi–IV–V (C–Am–F–G). 50년대 진행, 즉 두왑 체인지입니다. "Stand by Me", "Earth Angel", "Every Breath You Take". 단화음이 일찍 등장하기 때문에 I–V–vi–IV보다 느리고 향수 어린 느낌을 줍니다.
I–IV–V (C–F–G). 세 개의 코드, 그리고 진실. "La Bamba", "Twist and Shout", 대부분의 포크와 컨트리, 그리고 아래에서 다룰 블루스의 뼈대입니다. 이 셋을 몇 개의 조에서 칠 수 있다면 수백 곡의 반주가 가능합니다.
vi–IV–I–V와 I–V–vi–iii–IV. iii 화음을 더해 색채를 조금 더한, 좀 더 긴 순환입니다. Pachelbel의 "Canon in D"는 본질적으로 I–V–vi–iii–IV–I–IV–V이며, 팝은 그 뒤로 줄곧 이를 빌려 왔습니다.
록의 진행
I–bVII–IV (C–Bb–F). 클래식 록의 믹솔리디안 사운드입니다. 내림 7도 위의 화음은 장음계에 속하지 않는데, 바로 그 점 때문에 거칠게 들립니다. "Sweet Child o' Mine"(벌스), "Sympathy for the Devil", "Hey Jude"(아웃트로).
i–bVII–bVI–bVII (Am–G–F–G). 자연 단음계의 록 순환입니다. "All Along the Watchtower", "Stairway to Heaven"(솔로 부분), "Rolling in the Deep".
I–IV–vi–V와 IV–I–V–vi. 팝 순환을 회전시킨 형태로, 많은 록 후렴이 즐겨 씁니다. 후렴이 I에 내려앉아도, IV에 내려앉아도 고양감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i–bIII–bVII 위의 파워 코드 리프. 가단조에서는 Am–C–G입니다. 펑크와 그런지의 상당 부분을 이루는 소리이며, 보통 화음을 5도만 남겨 연주합니다.
블루스와 12마디 형식
12마디 블루스는 I, IV, V 위에 세운 열두 마디의 고정된 패턴이며, 보통 딸림7화음으로 연주됩니다.
| 1–4마디 | 5–8마디 | 9–12마디 |
|---|---|---|
| I – I – I – I | IV – IV – I – I | V – IV – I – V |
가조에서는 A7 네 마디, D7 두 마디, A7 두 마디, 이어서 E7, D7, A7, E7이 됩니다. "Johnny B. Goode", "Hound Dog", "Sweet Home Chicago"를 비롯해 수천 곡의 재즈와 록이 이 형식이나 그 변형을 씁니다. "퀵 체인지" 버전은 이미 2마디에서 IV로 넘어갑니다. 재즈 연주자들은 9~12마디에 ii–V 턴어라운드를 넣고 코드를 자유롭게 대리시키지만, 뼈대는 그대로 남습니다.
재즈의 진행
ii–V–I (Dm7–G7–Cmaj7). 재즈에서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진행입니다. ii 화음이 딸림화음을 준비하고, 딸림화음이 으뜸음으로 해결됩니다. 이것을 귀로 들을 수 있게 되면 어떤 스탠더드든 절반은 읽히기 시작합니다. 곡은 종종 서로 다른 조의 ii–V–I가 이어진 사슬입니다. "Autumn Leaves", "All the Things You Are", "Fly Me to the Moon".
I–vi–ii–V (Cmaj7–Am7–Dm7–G7). Gershwin의 "I Got Rhythm"에서 온 리듬 체인지입니다. 수십 곡의 비밥 테마의 A 섹션이자, 셀 수 없이 많은 코러스 끝의 턴어라운드입니다.
iii–vi–ii–V. 같은 발상을 한 코드 앞에서 시작한 형태로, 형식의 처음으로 되돌아갈 때 흔히 쓰는 방법입니다.
단조의 ii–V–i (Dm7b5–G7b9–Cm). 단조 버전으로, ii는 반감7화음이고 딸림화음은 변화화음이 됩니다. "Autumn Leaves"는 장조 버전과 단조 버전 사이를 끊임없이 오갑니다.
트라이톤 대리와 백도어. G7을 Db7(트라이톤 떨어진 화음)로 바꾸거나 bVII7에서 I로 접근하는 것(Bb7에서 Cmaj7으로)은 재즈 연주자들이 ii–V–I를 숨기는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어떤 화음이 V여야 할 자리에서 더 낯설게 들린다면, 대개 이 둘 중 하나가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귀로 알아채는 법
코드 진행은 긴장과 이완의 패턴이고, 대개 베이스 라인이 그 정체를 드러냅니다.
- 먼저 으뜸화음을 찾으세요. 곡이 쉬는 자리, 보통 후렴의 마지막 화음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그것을 기준으로 측정됩니다. 곡의 조 찾는 법 안내가 이 단계를 차근차근 짚어 줍니다.
- vi로 내려앉는 순간을 들으세요. I에서 vi로 가는 움직임(C에서 Am으로)에는 특유의 누그러짐이 있습니다. I–V–vi–IV에서 분위기가 바뀌는 순간이 바로 여기입니다.
- V의 당기는 힘을 들으세요. 딸림화음은 집으로 가고 싶어 합니다. 어떤 화음에서 몸이 앞으로 기울어진다면 그것은 아마 V(혹은 그 대리화음)일 것입니다.
- 마디를 세세요. 대부분의 팝 진행은 네 마디나 여덟 마디에 네 개의 코드입니다. 진행이 그보다 길게 느껴진다면 벌스 순환과 후렴 순환, 두 개를 듣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청음 훈련 도구에는 코드 진행 모드가 있어 바로 이 패턴들을 들려주고 이름을 맞히게 합니다. 몇 주면 인식이 습관이 됩니다. 귀로 코드 진행을 알아내는 법에서는 이를 위한 연습 루틴을 설명합니다.
어떤 곡이든 1분 만에 확인하기
귀로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두 번째 의견을 구하세요. YouTube나 SoundCloud 링크를 코드 분석기에 붙여 넣으면 조와 모든 코드 전환을 시간 정보와 함께, 영상에 맞춰 돌려줍니다. 감지된 조를 기준으로 코드를 로마 숫자로 바꿔 보면 위에서 소개한 진행의 이름들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대부분의 곡은 그중 하나이거나, 벌스와 후렴에서 둘이 번갈아 나오는 형태로 밝혀집니다. 분석보다 둘러보기를 원한다면 코드 라이브러리에 18만 곡 이상이 이미 분석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곡 쓰기에 진행 활용하기
진행을 빌려 오는 것은 곡을 훔치는 일이 아닙니다. 곡을 알아보게 만드는 것은 멜로디, 리듬, 가사, 편곡이며, 여기 실린 모든 진행은 이미 오래전부터 공유 재산입니다. 빌려 온 진행을 신선하게 만드는 두 가지 습관이 있습니다.
- 리듬과 시작 코드를 바꾸세요. vi–IV–I–V는 I–V–vi–IV와 같은 코드지만 분위기가 다르고, 코드 전환을 강박에서 밀어내면 느낌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조 밖의 코드를 하나 더하세요. 팝 순환의 bVII, 부딸림화음(다장조에서 G로 향하는 라장조), 빌려 온 iv(다장조의 Fm) 등은 한 사이클에 한 번의 놀라움을 귀에 안겨 줍니다. 보통 곡에 필요한 것은 그 정도입니다.
가상 피아노에서 직접 시도해 보세요. 코드 패드가 완전한 보이싱으로 울리기 때문에, 손가락 하나로 이 진행들을 훑으면서 멜로디를 한 음도 쓰기 전에 각 진행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들어 볼 수 있습니다.